「한국해운 신문 2008 올해의 인물 <복합 운송 부문> 류제엽 서중물류 회장」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날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경영인이 있다. 서중물류의 류제엽 회장(사진)이다. 지난 1992년 중국 북경에서 운송사업에 뛰어든 그는 현재 서중물류를 TCR을 기반으로 한 톱 클래스 포워더로 끌어올렸다. 서중물류는 2007년 TCR 전체 물량 약 12만 7000teu중 28%를 점유, 국내외 TCR이용 운송기업 중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주변사람들은 류회장만큼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전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남들보다 2~3배 이상 일한다. 류 회장은 시간을 입체적으로 사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루 4시간씩 잠을 자는 것은 그의 자연스러운 일과이다. 류 회장의 시선은 이제 세계를 향하고 있다. 올해 우즈베키스탄 원면 TCR 수송을 개시한 것과 일본 물류기업과의 MOU를 체결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일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는 류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이다. 2008년 한국해운신문 복합운송부문 올해의 인물 수상자로 선정된 류제엽 회장을 만나본다.
TCR발전 국제회의 중국서 매년 열어
서중물류는 1992년 중국 북경에서 통관 및 내륙 운송사업으로 출발한 회사다. “92년 한중수교 당시 국내 기업들이 중국으로 많이 진출했지만 현지에서 발생되는 물류비용이 굉장히 비쌌어요. 또 중국의 서비스 개념도 부족해 하주들의 불안과 불신이 많았지만 저는 이 상황을 오히려 좋은 사업기회로 판단했습니다.”
류 회장은 이어 1996년 몽골화물운송을 시작으로 2000년 신장성, 우루무치, 알라산커우를 경유해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는 TCR운송사업을 개척했다. 그는 TCR 분야의 민간외교가로도 통한다. 류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TCR발전 국제회의를 매년 개최해 오며 TCR활성화와 애로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 중국의 광활한 땅에서 전 세계 물류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대형행사를 한국의 한 중견물류기업이 해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철도부에서조차 “현지 대기업도 하기 힘든 일을 서중물류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류 회장은 지속적은 TCR회의를 통해 하주의 운송비 절감과 운송기일 단축의 성과를 이뤄내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교류에 크게 기여했다. 올 10월에도 중국 우루무치에서 중국 철도부 CRCT와 제5차 TCR발전 국제회의를 개최했으며 전 세계 각국의 선사, 하주, 철도부, 물류회사 등 200여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그동안 노력했던 성과가 확실히 드러난 한 해였습니다. TCR이 TSR에 비교해 운임과 운송기일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었지요. 중국 철도부 역시 국영기업 인데도 서비스가 상당히 좋아졌으며 서로 인간적인 관계가 많이 형성됐습니다.”
서중물류는 2006년 12월 비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철도부와 블록트레인 화차 48량 계약을 맺고 연운항-알라산커우 간 운송기간을 109시간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주요 하주로는 GM대우, 효성, 삼성전자, 대우 인터내셔널,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류 회장은 서중물류 외에도 서중에어(항공화물), 인천 SJGL(인천터미널사업) 등의 법인을 통해 국내 운송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서중에어는 세계적인 항공사들과 운송계약을 체결, 연간 2100톤의 항공화물을 수송하고 있으며 SJ글로벌 로지스틱스는 인천항 인근 7000평 규모의 CFS에서 엠티 및 풀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우즈벡 원면 수송 개시, 일본시장 개척
류제엽 회장은 “기업가는 늘 한 곳에 머물지 않는 ‘현재진행형’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 세계를 연결하는 특화된 포워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원면을 컨테이너로 수송하는 사업과 더불어 일본발 수출화물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단 한번 뿐인 삶에서 현실에 안주하거나 리스크를 피하는 것보다는 목숨을 걸고라도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의지가 서중물류의 경쟁력 입니다.”
서중물류는 올해 우즈베키스탄의 원면 400feu를 TCR로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연간 120만톤의 원면을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 등으로 수출한다. 기존에는 수출물량의 85%가 이란의 반다라바스를 경유해 화차로 수송됐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경폐쇄로 종종 운송이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류 회장은 우즈베키스탄 전부 그리고 각 국가의 원면 수입상들과 협력하여 원면을 컨테이너에 담아 TCR을 통해 수송하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간 15만톤의 원면을 중국으로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
전 세계 경제가 한순간에 뒤흔들린 하반기, 그러나 류 회장의 발 빠른 대응은 빛을 발했다.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생각하고 오히려 상황을 유리하게 바꿔야 합니다” 류 회장은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TCR물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일본의 종합물류기업 센코(SENKO)와 MOU를 체결, 12월 1일부터 공동으로 일본발 수출 화물을 공략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서중물류는 일본의 중고자동차 및 중장비 화물을 주 타겟으로 하여 일본-연운항-TCR-중앙아시아 및 일본-보스토치니-TSR-동유럽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다 보니 물량이 많이 줄었으나 그동안 TCR을 중심으로 펼쳤던 마케팅 전략을 확대하여 TSR 하주를 공략하면 일본발 화물유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는 우수한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러시아, 카자흐스탄, 카스피해를 횡단하여 이란 반다라바스를 연계하는 TCR 운송도 계획하고 있다. 비전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서 특화된 최고의 물류노하우를 갖춘 회사가 되는 것이다.
서중물류는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17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전진한다는 전략이다. 류 회장은 “올해는 개인적으로 밝은 비전과 전망을 보여준 한 해였다”면서 “이를 기초로 하여 내년 전 세계적인 불황에서도 충분히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출처 : 한국 해운신문 강미주 기자 ]<2008년 12월 15일자>